
피맛골은 ‘서민들의 지름길’로 이용된 까닭에 자연스레 엽전 몇 닢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국밥집과 선술집, 목로술집 등이 많았습니다. 또 몰락한 양반들이 먹고살려고 국밥을 팔았는데 양반 체면 때문에 얼굴은 돌리고 팔뚝만 뻗어 손님에게 밥그릇을 건넸다고 해 ‘팔뚝거리’라는 별명도 붙었지요. 특히 80년 민주화 항쟁이 절정이었던 무렵에는 거리시위 때 사람들이 최루탄과 백골단을 피해 이곳으로 숨어들었고 막걸리로 분을 삭이던 애환이 서려 있어 ‘피연(避煙)골’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옛추억이 서린 피맛골이 사라지기 전 국밥을 먹으러 가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