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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734. 몸을 던져 상원사와 문화재를 지킨 한암스님

1734. 몸을 던져 상원사와 문화재를 지킨 한암스님
“나야 죽으면 어차피 다비(茶毘)에 붙여질 몸이니 내 걱정은 말고 어서 불을 지르시오.” “스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나오세요!” “너희는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불을 놓으면 되고, 나는 중으로서 마땅히 절을 지켜야 해. 본래 중들은 죽으면 당연히 불에 태우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도 많고 죽을 날도 멀지 않았으니 잘된 것 아니냐.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불을 질러라.”

위 대화 내용은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3일 오대산 상원암에서 76살의 한암스님과 20대 초반의 육군 중위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 장면입니다. 군은 1·4 후퇴를 하면서 절을 불태우려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 상원암은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 국보 221호 문수동자상, 국보 제292호 상원사 중창권선문 등의 문화재가 있었습니다. 한암스님이 자신까지 태우라고 하자 결국 국군 중위는 “이 스님은 도인 스님이 분명해.”라고 하면서 절 불태우기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상원사의 문짝 수십 개를 떼어내서 불을 지르도록 함으로써 절을 불태운 것으로 위장했습니다. 상원사와 국보 문화재들은 한암스님의 죽음으로 맞선 기세와 지혜로운 국군 장교의 결단으로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 : 월간<문화재 사랑> 09‘12월호, “상원사에 불을 지르라 한 한암스님”(김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