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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764. 설날에 온 식구가 윷놀이를 즐기면 어떨까요?

1764. 설날에 온 식구가 윷놀이를 즐기면 어떨까요?

“동방의 풍속이 예로부터 세시를 중히 여겨 / 흰머리 할아범, 할멈들이 신이 났네. / 둥글고 모난 윷판에 동그란 이십팔 개의 점 / 정(正)과 기(奇)의 전략전술에 / 변화가 무궁무진하이. / 졸(拙)이 이기고 교(巧)가 지는 게 더더욱 놀라우니 / 강(强)이 삼키고 약(弱)이 토함도 미리 알기 어렵도다. / 늙은이가 머리를 써서 부려 볼 꾀를 다 부리고 / 가끔 다시 흘려 보다 턱이 빠지게 웃노매라.”

위 시는 고려말-조선초를 살다간 큰 학자 목은 이색이 쓴 ≪목은고(牧隱藁)≫에 나오는 것입니다. 이색(1328-1396)에게 시(詩)는 일상이었는데 무려 6천여 수에 전해집니다. 이 목은의 시가 수록된 ≪목은고≫는 원래 아들 이종선이 펴냈지만, 현재 온전하게 전하는 전집은 인조 4년(1626)에 목은의 10대손 이덕수가 목판으로 펴낸 판본이 가장 널리 알려졌습니다.

위 시는 이웃 사람들의 윷놀이를 구경하면서 쓴 것입니다. 이 시로 미루어보면 윷놀이는 고려시대에도 많은 사람이 즐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목은은 윷놀이를 “변화가 무궁무진하다”라고 표현합니다. 또 “졸이 이기고 교가 진다.”라고 하여 서툰 것 같은 사람이 이기고, 노련한 사람이 지는 게 놀랍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윷놀이를 오랫동안 해왔던 늙은이가 아무리 머리를 써서 온갖 꾀를 다 부려보아도 지기도 하는 것이 윷놀이로 턱이 빠지게 웃을 정도로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윷놀이는 늙은이가 잘한다는 법도 없으며, 어린아이가 이길 수도 있어서 식구 모두 남녀노소 구분없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놀이입니다. 요즘은 윷가락을 사람으로 하는 ‘인간윷놀이’, 말판의 몇 곳에 ‘임신’ 또는 ‘풍덩’ 자리를 정하는 훨씬 재미있는 윷놀이로 발전하였습니다. 이번 설엔 식구들이 모여 윷놀이 한판 신나게 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