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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798. 솔잎혹파리와의 전쟁을 벌여온 정이품송

1798. 솔잎혹파리와의 전쟁을 벌여온 정이품송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속리산 들머리의 '정이품송(正二品松)'은 600년 동안 벼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악성 종양으로 고생하던 세조는 복천암 약수가 좋다고 하여 찾아가던 중, 한 소나무 밑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가지에 가마가 걸릴까 봐 "연 걸린다"라고 꾸짖자 소나무가 가지를 번쩍 들어 무사히 지나가게 해주었고 뒷날 세조는 이 소나무에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하지요.

하지만,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은 솔잎혹파리와의 오랜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1929년 전남 목포와 창덕궁 후원에서 처음 발견된 솔잎혹파리는 점차 온 나라에 퍼져 소나무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었습니다. 솔잎혹파리가 1978년에는 속리산까지 침범하여 정이품송까지 피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아주 작은 피해로 그쳤지요. 그러나 1981년 이상기후(바람)로 인하여 솔잎혹파리 피해가 78.2%에 달해 고사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러자 관리담당부서인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은 정이품송 살리기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지요. 1982년 5월 공사를 벌여 높이 18m, 너비 96m의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초대형 방충망을 설치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해 1982년 7월28일의 솔잎혹파리 피해는 3% 미만으로 기적과도 같은 방제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곧, 솔잎혹파리의 침입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한 것이죠. 완전히 피해를 막은 문화재청은 1991년 다시 방충망을 걷고 시민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나이가 많아 이제 수명이 거의 다된 것으로 보이는 정이품송은 앞으로도 솔잎혹파리 그리고 노환과의 전쟁을 계속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