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우리는 안 의사를 유해를 찾지 못했고 그래서 모셔오시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빈뫼를 두고서도 제사를 지내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제 10돌을 맞아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효창공원을 사랑하는 모임,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적지연구회 주관으로 안 의사의 위패를 처음 모시고 추모 제례를 지낸 것입니다. 이 추모제에는 민족정기구현회, 청년백범 등 20여 개 시민단체가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제례를 주관한 선비문화학회의례단은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문묘제례)에 능통한 단체로 국립국악원이 주최한 문묘제례 시연도 주관한 단체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 묘를 유해가 없다 하여 가묘(假墓)라고 블렀고, 지금 그 빈뫼 앞에 세워둔 비석에도 가묘라고 씌어 있지요. 하지만, 이 가묘라는 말은 잘못된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는 상해에 있던 우리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상해가정부(假政府)”라고 불러 마치 가짜 정부인 것처럼 깎아내렸습니다. 이처럼 “가묘”는 “가짜묘”라는 뜻이 들어 있기에 안 의사께 불경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대신 유해가 없는 “허묘(虛墓)”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이도 사실은 “빈뫼”라는 토박이말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