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례에 나오는 여섯 가지나 되는 절차는 먼저 간택된 예비 왕비가 거처하는 별궁에 청혼하러 사자를 보내는 “납채(納采)”, 혼인이 이루어진 징표로 별궁으로 예물을 보내는 의식인 “납징(納徵)”, 길일을 택하는 “고기(告期)”가 있습니다. 또 왕비를 책봉하는 의식인 “책비(冊妃)”, 임금이 직접 별궁으로 나아가 왕비를 맞이하는 “친영(親迎)”, 친영날 밤에 임금이 대궐로 맞아들인 왕비와 서로 절한 뒤 술을 주고받는 “동뢰(同牢)”가 있지요. 이 중 “친영례”와 “동뢰연”이 오늘날 예식장에서 행해지는 결혼식에 해당하는 셈이지요.
요즘 대부분 신랑 신부는 서양에서 들어온 예식으로 혼인을 치릅니다. 하지만, 쫓기듯 별 의미 없이 치러지는 예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서양예식에 반하여 치러지는 혼례의식들은 전통혼례를 비롯하여 민중혼례, 궁중혼례 등이 있습니다. 전통혼례는 예부터 우리 겨레가 치러왔던 혼례이고, 민중혼례는 이 전통혼례가 어렵다 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바꾼 것입니다. 또 궁중혼례는 바로 위에서 얘기한 가례도감의궤에 나오는 절차 중 친영례와 동뢰연을 재현해 보는 것이지요. 궁중혼례를 하면 이날 하루만은 신랑 신부가 임금과 왕비가 되어보는 것입니다. 서울 용산의 궁중대례청 등 몇 군 데서 궁중혼례를 치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