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발전소를 만든 뒤 여러 손님을 불러 전기란 것을 구경시켜주려고 잔치를 막 시작하려는데 그만 전등이 꺼져버려 암흑천지가 됐었다고 합니다. 당황한 코온이 발전기를 만지고, 지붕에 올라가 전깃줄을 살피는 등 법석을 떨었지만 결국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를 마련하는 30여 분 동안 성냥불만 켜대다가 잔치 분위기는 맥이 빠졌지요.
덕수궁 전기발전소는 이후에도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얼마나 덜덜거렸던지 덕수궁 전깃불을 “덜덜불”이라 했고, 정동 골목은 “덜덜골목”이란 별명이 생겼습니다. 한편, 1887년 향원정 연못물로 수력발전을 일으켜 침전인 건청궁을 밝혔는데 제멋대로 꺼지고 켜지는 것은 물론 불빛이 약했다 강했다를 반복하여 “건달불”이라 불렀지요. 결국, 두 전깃불은 명예롭지 못한 별명을 얻은 끝에 철거당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