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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813. 사람의 온기와 숨결로 되살아나는 궁궐

1813. 사람의 온기와 숨결로 되살아나는 궁궐

요즘 시골에 가면 사람이 살지 않아 허물어져 가는 집들을 종종 봅니다. 흔히 집은 사람의 온기와 숨소리를 듣고 버틴다고 하지요. 그래서 이젠 문화유산의 보존도 자물쇠를 채워 놓고 보존하기보다는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넣자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문화재 보존 방식은 완전개방이거나 완전폐쇄 두 가지 중 하나였습니다. 완전개방은 마구잡이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문화재의 훼손은 불 보듯 뻔하고, 완전폐쇄도 역시 시골 빈집처럼 문화재 훼손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이 둘을 절충보완한 제한적 개방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갑니다. 그 좋은 예가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하는 창덕궁 옥류천 제한개방으로 시간, 장소, 인원을 적당히 조정하여 개방하는 것이지요. 또한, 2004년부터 시작한 경회루 “누마루 길들이기”도 그 하나입니다. 누마루 길들이기는 약 290평인 누마루 바닥을 묵은 때를 벗기고 걸레질을 함으로써 사람의 온기를 불어 넣는 것이지요.

문화재청은 이제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본격적인 궁궐 제한개방에 나섭니다. 오는 4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궁궐별 1개의 전각(殿閣)을 지정해서 내부를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하기로 한 것입니다. 전각 내부개방과 관람객 출입 허용을 통해 ‘누마루 길들이기’ 효과를 보는 것이지요. 이와 함께, 전각 내부의 모습을 궁금해 하는 관람객들에게 특별히 볼 기회를 주고 쉼터가 적은 궁궐에서 쉼(휴식)과 이야기 나눔, 책 읽기 등도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개방되는 전각은 경복궁 수정전, 창덕궁 영화당, 창경궁 통명전, 덕수궁 정관헌, 종묘 망묘루로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단, 음식물과 불이 잘 붙는 물건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제 궁궐 나들이로 우리의 온기와 숨결을 불어 넣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