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제주도에 가면 등잔의 원시형인 “살칵불”이란 것이 있습니다. 살칵불은 나무판대기에 위를 평평하게 다듬은 돌을 세워 그 위에 관솔불을 태워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살칵불을 다른 말로는 “돌코냉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살칵불은 한번 피워 놓으면 바람이 아무리 세게 불어도 좀처럼 꺼지는 일이 없이 잘 탄다고 하지요.
그런가 하면 제삿날은 접시에 심지를 만들어 넣고 참기름이나 유채기름으로 불을 켰습니다. 때로는 “구린지름[魚油, 생선기름]”이나 “갯멀지름(들깨기름)”으로 불을 켜는 곳도 있었지요. 이러한 접시불은 제방(祭房)에나 켜고 마루방이나 부엌에는 살칵불을 피운다지요. 이 살칵불 곁에는 식구들이 지켜 앉아 계속 불을 피웠다니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