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겨레가 전통적으로 도자기에 써온 물감에는 철화물감, 동화물감, 청화물감이 있습니다. 먼저 철화물감은 녹슨 쇠붙이에서 녹을 긁어모아 찰흙을 조금 섞고 불에 구어 만들지요. 이 철화는 물에 풀어 붓으로 찍어 그림을 그리는데 갈색, 적갈색, 흑갈색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철화는 유약 속으로 조금 퍼지는 성질이 있어 섬세한 묘사는 어렵지만 대신 굵고 힘찬 표현에 좋습니다. 굵직한 매화줄기, 넓적한 포도잎, 듬직한 바위산 등을 그릴 때 아주 효과적이지요.
붉은색을 내는 동화는 구리의 녹으로 만드는데 진사라고도 부릅니다. 붉은색을 내는 동화지만 그림을 그린 뒤 가마에서 구울 때 가마에 공기를 많이 넣어주면 푸른색을 띠고 부족하게 하면 피처럼 붉은색을 냅니다. 그래서 꽤 까다로운 물감인 동화로 그림을 그린 도자기는 아주 드물지요.
또 코발트라는 금속으로 만들어 맑고 진한 파란색을 내는 청화는 조선 중기에 멀리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통해 들여온 귀한 물감이었습니다. 그래서 왕실이나 관청에서 쓰던 고급 도자기에서만 볼 수 있었지요. 청화는 그림을 그릴 때 퍼지지 않아서 세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산뜻하고 화려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청화로 그림을 그린 도자기는 지금도 비싸게 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