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수와 연대에서 평시에는 불이나 연기를 1개, 외국 배가 나타나면 2개, 그 배가 뭍(육지)으로 가까이 오면 3개, 뭍으로 침범하면 4개, 싸우게 되면 5개를 올리는 “5거법”을 썼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잘 볼 수 있도록 밤에는 횃불을 밝히고, 낮에는 연기를 피웠으며,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려 불이나 연기로 통신할 수 없을 때는 봉군(봉수 군사)이나 연군(연대 군사)이 달려가서 연락을 했지요. 또 봉수와 연대 주변 백 걸음 안에서는 봉화로 잘못 아는 것을 막으려고 무당의 굿이나 마을 제사 등을 못하게 했습니다.
봉수는 일반적으로 돌로 쌓지 않고 둥글게 흙을 쌓아 올렸고, 밑에는 도랑을 만들어 물이 빠지게 했지요. 반면 연대는 적과 대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닷가 싸움에 유리한 언덕에 네모나게 돌로 쌓았습니다. 각 봉수에는 6명의 별장과 12~36명의 봉군이, 연대에는 6명의 별장과 12명의 연군이 배치됐는데 별장 2명과 봉군(연군) 4명 혹은 12명이 1조로 구성되어 3교대로 근무했다고 합니다. 또 숙종 28년(1702)에 부임한 이형상 목사가 쓴 제주도 인문지리지 ≪남환박물≫에 제주에 “봉수와 연대가 63곳이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지요. 지금은 이 63곳 중 많은 곳은 흔적만 남기고 없어졌는데 아직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제주도기념물 제23-21호인 “산방연대(山房煙臺)”, 서귀포시 남원읍에 “벌포연대(伐浦煙臺)” 등 제주도 자료에는 38개가 남아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