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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828. 조선 숙종 때 고택 사라질 위기에서 구하다

1828. 조선 숙종 때 고택 사라질 위기에서 구하다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에는 300년 된 고택이 있습니다. 그 고택은 조선 숙종의 계비 인원왕후의 아버지 김주신이 아버지 김일진에게 제사지내며 살림을 했던 영사정(永思亭)입니다. 영사정은 부엌과 곳간 사이의 판자벽이 커다란 자귀로 툭툭 쳐서 거칠게 다듬은 판자라는 점, 대청마루에서 뒤꼍으로 난 문은 판자를 붙여서 만든 양여닫이문인데, 문짝 가운데에 문설주가 서 있는 아주 희귀한 구조라는 점과 함께 300년 한옥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대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사정은 오래된 목조건물인데다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폐가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래서 김주신의 후손들은 문화재로 지정받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번번이 퇴짜를 맞아 포기하고 개축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소중한 고택은 우리 곁에서 사라질 뻔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영사정을 발견한 문화재건축기술사인 한겨레건축사사무소 최우성 소장은 온몸을 던져 이 영사정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냈습니다. 문화재청에 탄원을 내고 알 만한 사람들을 모두 찾아다니며 호소하기도 했지요. 또 국회도서관을 뒤져 30년 전에 영사정의 모습처럼 훼손되어가던 상주의 “양진당 실측조사보고서”까지 찾아내 공무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화재 담당 직원으로부터 괜한 일을 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그는 사라져가는 한 고택을 그냥 놔버릴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한 건축기술사의 말을 듣고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기다려준 문중 어르신들이나 공무원의 핀잔을 들어가며 온몸을 던진 최우성 씨 덕분에 귀중한 300년 고택은 우리 곁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영사정은 올해 3월 23일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57호로 지정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