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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862. 엉덩이로는 어느 집 계집인 줄 알아도 얼굴로는 알 수 없다

   


“계집은 돌리면 버리고, 그릇은 빌리면 깨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조선의 남성들이 만든 말로 혹시나 자기 집 아낙네들이 잘못될까 봐 걱정한 탓에 생긴 말입니다. 그런 걱정 탓에 한옥의 구조는 먼저 대문을 들어서면 남성 공간인 사랑채가 있고, 사랑채를 지나면 “내외벽”이 가로막은 채 “소문(小門)”이라는 출입문을 들어서야 그 안에 여성들의 공간인 안채가 있었지요. 
 


양갓집 미혼 처녀를 “규수(閨秀)”라고 했는데 이 말의 색시 “규(閨)” 자는 흙 토(土)가 포개어져 있는 것으로 담장이 쌓여 있는 깊은 곳에서 사는 처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 안채는 식구들이라도 남성은 드나듦이 어려웠고, 만약 안채에 자주 드나드는 사내가 있으면 “암띤 사내”라는 놀림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또 “사내가 부엌에 드나들면 불알 떨어진다.”라고도 했지요. 


이렇게 갇힌 공간에서 살았던 여성들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바깥출입을 못했으며, 굳이 나갈 일이 있으면 쓰개치마 등으로 얼굴을 가려야 했습니다. 얼굴을 가린 채 엉덩이만 봐야 하는 답답함이 오죽 컸으면 "엉덩이를 보면 어느 집 계집인 줄 알아도 얼굴을 보면 알 수가 없다.”라는 말이 생겨났을까요?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치마길이도 짧아질 대로 짧아진데다가 웃옷도 배꼽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 시대이고 보면 조선시대의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