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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91. 오늘은 달력을 선물하고, 팥죽을 나누는 동지입니다


동지는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이며, 팥죽을 쑤어먹는 명절입니다. 동짓날 팥죽을 쑨 유래는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나옵니다.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전염병귀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전염병귀신을 쫓으려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고 하지요 


동지가 동짓달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이면 중동지, 그믐께면 노동지라고 합니다. 애동지에는 팥죽 대신 팥 시루떡을 쪄서 먹었는데 요즘은 가리지 않고 팥죽을 먹습니다. 팥죽을 쑤면 먼저 사당에 차례를 지낸 다음 방과 장독, 헛간 등에 한 그릇씩 떠다 놓고, “고수레!”하면서 대문이나 벽에다 죽을 뿌립니다. 붉은 팥죽으로 악귀를 쫓는 의식이지만 한편으론 겨울에 먹을 것이 부족한 짐승들을 배려한 것입니다. 그런 다음 식구들이 팥죽을 먹는데 마음을 깨끗이 씻고, 새해를 맞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동짓날은 만물이 회생하는 날'이라고 하여 고기잡이와 사냥을 금했다고 하고, 고려와 조선 초기의 동짓날에는 어려운 백성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왕실에서는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새해 달력을 나누어주었는데, 이러한 풍속은 단오에 부채를 주고받는 것과 같이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하였지요. 또 제주목사는 귤을 임금에게 진상하였고, 이 귤을 종묘에 올린 다음 나누어주었고, 이를 기쁘게 여겨 임시로 ‘황감제’란 과거를 실시했습니다. 추운 겨울날의 동지, 이웃에 달력을 선물하고 헐벗은 이와 함께 팥죽과 귤을 나눠 먹으며, 모든 영육간의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해를 맞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