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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력 3월 3일 삼월 삼짇날로 설날, 단오, 칠석, 중양절처럼 양수(陽數)가 겹치는 좋은 날입니다.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뱀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지요. 또 나비나 새도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경북 지방에서는 이날 뱀을 보면 운수가 좋다고 하고, 또 흰나비를 보면 그해 상을 당하며 노랑나비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합니다.
이날 전해오는 놀이로 사내아이들은 물이 오른 버들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고, 여자아이들은 풀을 뜯어 각시인형을 만들어 각시놀음을 즐깁니다. 이날 선비들은 정원의 곡수(曲水, 구부러져서 흐르는 물길)에 술잔을 띄우고 자기 앞으로 떠내려 올 때까지 시를 읊던 곡수연이란 운치 있는 놀이를 즐겼습니다. 또 삼짇날에는 “제비맞이”라는 풍속도 있는데 봄에 제비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제비에게 절을 세 번 하고 왼손으로 옷고름을 풀었다가 다시 여미면 여름에 더위가 들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이날 시절음식으로는 진달래꽃을 따다가 찹쌀가루로 반죽하여 둥근 떡을 만드는 ‘화전(花煎)’이 있으며, 녹두가루에 붉은색 물을 들여 그것을 꿀물에 띄운 것을 먹는데 이를 ‘수면(水麵)’이라고 하지요." 이밖에 ‘산떡’이라 하여 방울모양으로 흰떡을 만들어 속에 팥을 넣고, 떡에다 다섯 가지 색깔을 들여, 작은 것은 다섯 개씩 큰 것은 세 개씩 이어서 구슬처럼 꿰는 떡도 있습니다. 또 찹쌀과 송기 그리고 쑥을 넣은 ‘고리떡’이 있고 부드러운 쑥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쪄 떡을 만드는 ‘쑥떡’도 있지요. 지금은 거의 잊혔지만 삼짇날은 우리 겨레가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뜻 깊은 명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