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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 속리산 들머리에 가면 나무 가운데서 유일하게 벼슬을 받은 ‘정이품소나무’가 있고 이웃마을엔 이 소나무의 정실부인인 ‘정부인소나무’가 있습니다. 이 두 소나무는 늙었지만 지난 2002년 충북산림환경연구원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치러줘 후손 나무를 만들었습니다. 인공교배로 자식을 낳게 한 것입니다.
그러면 암소나무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보통 소나무는 한 갈래 굵은 줄기로 오르다가 위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숫소나무인데 유독 밑동부터 크게 두 갈래로 갈라져 자란 소나무가 있습니다. 이를 모양새 때문에 암소나무로 부르는 것입니다. 정부인소나무는 땅 위 80cm에서 두 갈래로 갈라졌습니다. 이 소나무는 가지가 낮고 풍성하게 퍼져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조선 여인을 연상케 합니다.
물론 소나무 가운데는 땅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자란 반송(盤松)도 있습니다. 반송은 소나무의 운치를 만끽하면서도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조경수로 많이 쓰입니다. 조선다행송(朝鮮多行松), 천지송(千枝松), 만지송(萬枝松)으로도 부르는데 소나무 키의 절반이라는 의미의 반송(半松)이 아니라 수관의 모습이 넓적한 쟁반(錚盤) 같다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 배달겨레의 소나무를 암소나무, 숫소나무, 반송으로 구분 할 수 있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