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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82. 모종비 내리는 봄, 예쁜 우리말 비 이름들

   

“겨울내내 목이 말랐던 꽃들에게 / 시원하게 물을 주는 고마운 봄비 / 봄비가 내려준 물을 마시고 / 쑥쑥 자라는 예쁜 꽃들 / 어쩜 키가 작은 나도 / 봄비를 맞으면 / 키가 쑥쑥 자라지 않을까? / 봄비야! 나에게도 사랑의 비를 내려서 / 엄마만큼, 아빠만큼 크게 해줄래?” -홍가은/강릉 남강초교 3년-

파릇파릇한 새싹을 키우는 봄비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가은이의 꿈도 쑥쑥 자라게 합니다. 우리 토박이말 중엔 비에 관한 예쁜 말이 참 많습니다. 봄에는 ‘가랑비’, ‘보슬비’, ‘이슬비’가 오고 요즘 같은 모종철에 맞게 내리는 ‘모종비’, 모낼 무렵 한목에 오는 ‘목비’ 따위가 있지요.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을 못하고 잠을 잔다는 ‘잠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내리는 시원한 소나기,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버거스렁이’란 말도 비와 관련이 있지요. 그러나 여름의 폭우인 ‘무더기비’는 달갑지 않습니다.

가을에 비가 내리면 떡을 해먹는다고 ‘떡비’가 있고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찔끔 내리는 ‘먼지잼’도 있습니다. 또한, 비가 오기 시작할 때 떨어지는 ‘비꽃’이란 말도 예쁘며,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여우비’, 아직 비올 기미는 있지만 한창 내리다 잠깐 그친 ‘웃비’ 같은 고운 우리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차게 내리는 비는 ‘달구비’, ‘무더기비’(폭우, 집중호우), ‘자드락비’, ‘채찍비’, ‘날비’ ‘발비’, ‘억수’ 등과 같이 비와 관련된 토박이말들은 살려써야 할 아름다운 우리말 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