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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잡고 글을 쓰려 하니 눈물과 콧물이 얼굴을 뒤덮는다(涕泗被面). 옛날을 추억하노니 이내 감회가 곱절이나 애틋하구나.”라는 글은 영조임금이 어머니 숙빈 최씨 무덤의 돌비석에 쓴 “숙빈최씨소령묘갈 (淑嬪崔氏昭寧墓碣)” 내용입니다. 영조임금은 이렇게 묘갈문을 직접 썼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 무덤가에 여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한 효성이 지극한 임금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자리한 5월은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특히 5월은 어버이날이 들어 있어 평소 부족했던 효심을 되돌아보는 달이기도 하지요. 효자이야기로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조선 21대 영조(英祖) 임금인데 어머니가 무수리 출신으로 알려진 숙빈 최씨입니다. 당시 무수리는 궁중 하인 중에서도 직급이 가장 낮아서 흔히 “궁녀의 하인”으로 불렸는데 어머니의 천한 신분 때문에 영조는 같은 왕자이면서도 이복형이었던 훗날 경종임금이 되는 왕세자와는 전혀 다르게 주위의 은근한 멸시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1724년 병약하던 경종이 후사 없이 33살에 죽자 그의 뒤를 이어 조선 제21대 임금이 된 영조는 어머니 최 씨가 천한 출신으로 품계가 낮아 위패를 모실 수 없게 되자 무덤 지위를 소령원(사적 제358호)으로 높였습니다. 참고로 능(陵)은 임금ㆍ왕비 무덤이며, 원(園)은 왕세자ㆍ왕세자비와 임금 친부모의 묘소를 이릅니다. 소령원(昭寧園)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영조임금의 효성이 담긴 곳으로 그의 어머님 사랑 정신이 5월의 신록과 함께 푸르러지는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