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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3대 마츠리 (1) -아오이마츠리-










 




지난 5월 15일은 교토의 3대 마츠리 가운데 하나인 ‘아오이마츠리’ 날이었다. 3대 마츠리로는 7월 한 달 동안 하는 ‘기온마츠리’,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3대 마츠리 가운데 한 가지를 보러 간다면 단연코 ‘기온마츠리’를 추천하고 싶다. 가장 생동감이 있을 뿐 아니라 서민적이고 볼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토신문>의 아오이마츠리 홍보기사에는 연간 300건이 넘는 마츠리 가운데 최고 마츠리로 아오이마츠리를 꼽고 있다.  

가모마츠리라고도 부르는 아오이마츠리의 유래는 ≪가모신사유래기≫에 따르면 6세기 무렵 긴메이왕 시절에 일본 전역에 풍수해가 심각하여 점쟁이에게 점을 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점괘는 가모대신(賀茂大神)이 노한 것으로 나왔다. 점쟁이인 우라베(卜部伊吉若日子)의 조언은 튼실한 말을 골라 방울을 잔뜩 달고 기수는 얼굴에 동물 가면을 쓰고 가모신사 주변을 돌면서 성대한 제사(마츠리)의식을 행하면 풍수해를 잠재울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고대에 기원을 둔 마츠리는 대부분 풍수재해 예방, 전염병 확산 금지, 국태민안, 풍작 등의 기원을 담고 있으며 아오이마츠리 역시 풍수재해 예방 기원으로 시작되었다.

아오이마츠리를 주관하는 가미가모신사(上賀茂神社)는 고대 한반도와 관련이 깊은 신사로 1693년까지는 가모마츠리(賀茂祭)로 불리다가 아오이마츠리(葵茂祭)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아오이란 하트모양의 콩잎 같은 풀 잎사귀가 행렬에 쓰이는 우마차 장식에 쓰였다고 해서 붙이게 된 이름으로 지금도 행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머리장식에 빠지지 않고 푸른 아오이 풀 잎사귀가 쓰이며 마츠리 뒤에는 참관한 사람들에게 몇 잎씩 나눠주기도 한다.





기온마츠리가 가마와 수레 행렬인 것처럼 아오이마츠리 역시 수레행렬을 구경꾼들은 즐기게 된다. 이 가운데 ‘사이오다이(齋王代)’ 행렬이 가장 화려하고 볼만한 행렬로 사이오다이란 제사를 관장하던 사이오우란 뜻으로 초기에는 이세신궁이나 가모신사에 상주하던 인물이며 이들은 주로 황실가의 공주 가운데서 뽑혔다.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미스코리아 진에 해당하는 여자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수레를 타고 가는데 이것은 아오이마츠리의 하이라이트다. 태평양전쟁 중에는 아오이마츠리가 한때 중단되었으나 1956년부터 다시 시작되어 사이오다이의 화려한 기모노 의상은 마츠리 참가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8세기 전후 왕조시대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황족과 귀족 행렬의 우아함이 볼만한 것으로 홍보되고 있는 아오이마츠리는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와 같이 일종의 가장행렬로 기온마츠리처럼 악사들과 참여자들이 함께 영차영차 하는 생동감 있는 마츠리가 아니라서 조금은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헤이안시대의 화려한 귀족들의 전통옷 차림과 아오이 풀 잎사귀로 장식한 수레 등은 푸른 오월 하늘과 묘한 조화를 이뤄 몰려든 국내외 구경꾼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에 안성맞춤이다.

교토 여행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 7월엔 17일(매년 행렬 날짜가 약간 다름)의 기온마츠리를,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를 일정에 넣으면 보람 있을 것이다.


*한자는 구자체로 표기했습니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