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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복원 중인 경북 군위군 인각사는 일연 스님이 말년에 ≪삼국유사≫를 쓴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2009년 9세기 무렵 통일신라시대 불교공양구 10여 점이 출토되었는데 그 하나하나가 최소 보물급으로 평가된다고 하지요. 그 가운데 특히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은 금동병향로입니다.
병향로는 병(柄), 곧 손잡이가 별도로 달린 향로를 말합니다. 국내에서 발굴된 통일신라시대 이전 작품은 인각사 것 말고 두 점이 있습니다. 그중 손잡이에 사자를 장식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품은 비교적 상태가 좋으나 발굴된 장소가 불명하며 경남 고고학연구소가 지난 2003년 경남 창녕읍에서 발굴한 것은 심하게 파손된 상태이지요.
그러나, 인각사 병향로는 두께가 종이처럼 얇지만 금속의 강도가 강하고, 향로의 세밀한 모양새가 뛰어나 통일신라시대 금속공예의 우수함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되는 유일한 향로입니다. 병향로 손잡이 끝 부분에 있는 사자는 7cm 정도의 작은 모양이지만 앞다리를 세우고 연화좌 위에 앉아 있는 자세와 다문 입 사이에 두드러지게 표현된 송곳니, 얼굴 주위의 갈기, 세 갈래로 나누어진 꼬리 등이 생동감을 줍니다. 인각사 출토 병향로는 전체길이 40cm, 높이 10cm로 만든 때는 8세기 말 또는 9세기 전반으로 추정되며 예술성이 뛰어난 아름다운 향로로 꼽힙니다. 실물은 서울 조계사 불교박물관에 있으며 인각사에는 사진으로 전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