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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186. 부지깽이도 덤비는 상강

   

붉은 잎 노란 잎 어우러진 / 뫼 끝에 올라 / 저무는 북녘을 바라다본다
피붙이 아우 업고 / 손 흔들던 어머니 아! 어머니 / 붉은 피 토하며 /
고개 수그린 너 / 그 잎새에 조용히 얼굴을 묻는다. - 조영주 ‘망향’-

오늘은 상강(霜降)입니다. 만산홍엽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상강은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24절기 가운데 열여덟 번째 찾아오는 절기입니다.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있으며 보통 양력 10월 23~24일 무렵입니다. 동아일보 1961년 10월 24일 자에 보면 “누렇게 시든 가로수 잎들이 포도 위에 딩굴고, 온기 없는 석양이 삘딩 창문에 길게 비쳐지면 가을도 고비를 넘긴다.”라며 상강을 얘기합니다.

〈농가월령가〉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는 구절이 보이는데 가을걷이할 곡식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 일손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가을 들판에는 대부인(大夫人) 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말이 있는데, 쓸모없는 부지깽이도 필요할 만큼 바쁘고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서야 할 만큼 곡식 갈무리로 바쁨을 나타낸 말들입니다. 슬슬 겨우살이 채비를 서두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