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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06. 한옥과 사람들의 숨결이 아름다운 외암민속마을

   

   

퇴호 이정렬(李貞烈, 1868~1950)은 조선 말기에 이조참판을 지낸 인물로 할머니가 명성황후의 이모입니다. 그는 17살 되던 해에 명성황후에게 당시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음흉한 모략을 꾸미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벼슬이 이조참판에까지 이르렀지만 34살 때 일본이 강제로 통상조약과 사법권 이양을 요구하자 자신은 나라를 팔아먹는 조정의 신하가 될 수 없다면서 관직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고향으로 내려간 그는 칠은계를 조직하여 충남 일대의 항일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가 내려가 살던 곳은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설화산 아래입니다.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된 그곳 마을은 지금 “외암민속마을”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한옥의 정취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암민속마을 가운데서도 참판댁 이정렬의 집이 대표적입니다. 이곳은 예안 이씨 집안이 400년간 대대로 살아오는 마을로 조선 영조 때의 문신ㆍ학자 이간(李柬)이 설화산의 정기를 받아 호를 '외암(巍巖)'이라고 지은 뒤에 그의 호를 따라서 마을 이름이 ‘외암’이 되었으나 어려운 한자라 그런지 외암(外巖)으로 바뀌었습니다.

외암마을은 옛 모습을 간직한 집들의 이끼 낀 돌담과 돌담 너머로 집집마다 뜰 안에 심어 놓은 과일나무 그리고 마을 들머리에 세워진 장승을 비롯하여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디딜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 초가지붕 등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집집마다 돌담으로 되어 있는데 그 까닭은 이곳이 돌이 많은 탓입니다. 특히 외암마을의 특징은 단순한 자료만으로의 한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그대로 생활하는 집들이 같이 있어 살아숨쉬는 민속마을이라는 점입니다. 또 이곳에는 한옥 민박을 체험할 수 있어서 우리 겨레의 숨결을 고스란히 엿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