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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70. 무쇠 난로와 양은 도시락 - 그때를 아십니까? ⑨

   

“얘들아 밥 올려야지 / 선생님은 언제나 나긋한 목소리로 / 우리의 도시락을 꺼내게 했다 / 얘들아 조개탄 좀 넣어라 / 당번이 영식이니 철균이니? / 선생님은 언제나 추운 우리반을 / 따숩게 해주었다 / 지지직 지지직 / 무쇠난로 위에서 층층이 달궈지던 / 양은 도시락 속의 추억 / 그 속에서 김순희 선생님 / 사랑도 뜨거워져갔다 - 양은 도시락 ‘김영옥’ -

무쇠 난로가 버티고 있던 겨울철 교실은 난로가 항상 중심이었습니다. 가까이 앉으면 덥고 난로에서 멀어지면 춥던 교실 안에서 6-70년대를 보낸 사람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조개탄이 아직 벌겋게 타오르기 전 연기로 가득하여 콜록이던 그 교실 정경을 말입니다.

“하오 2시 열차는 논산역에 도착하였다. ‘떡 사시오 에이’, ‘벤또 사시오 에이’ ‘엿이랑 떡이랑…… 모두모두 조그마한 들판에 담아 이고 계집아이, 아낙네들이 산산이 나온다. 역부들이며 취체관의 눈을 피하여 슬금슬금 다가오는 들판장수들 - 언제 생긴 풍경이기에 언제까지나 계속되려나? 기자는 100원을 내던지고 도시락을 샀다. 두부에 명태보쌈, 깍두기에 배추김치, 따뜻한 쌀밥이 어찌나 먹음직한지……. 이는 <희망과 건설을 찾아서:호남지구 탐방 행각기, 국도신문 1949. 12. 15>에 조명일 기자가 쓴 역전 풍경입니다.

역전을 가득 메우던 어린 계집아이들과 조개탄의 싸한 연기 속에서 공부를 하던 코흘리개 사내아이들은 자라서 훌륭한 어버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아이들은 스위치 하나면 해결되는 냉난방 시스템을 선물 받았지요. 그 시절 항상 추운 우리 곁에 있었던 무쇠 난로와 그 위에서 배고픈 아이들의 배를 채워주던 양은 도시락은 이제 자취를 감췄습니다만 우리의 추위를 걱정하던 여 선생님의 나긋나긋하던 목소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