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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88. 냄새가 고약하다는 누리장나무 하지만 꽃은 예쁘답니다

   

북한산 국립공원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 나무를 설명하는 팻말이 서 있지요. 그런데 우연히 만난 한 팻말에는 “누리장나무”라고 쓰여있었습니다. 냄새가 고약하다고 하여 구릿대나무라고도 하고 또 다른 별명으로 개나무·노나무·깨타리·취오동(臭梧桐)이라고도 부릅니다. 산기슭이나 골짜기의 기름진 땅에서 자라는데 보통 키가 2m 정도 됩니다.

이 나무에는 전해오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 어느 고을에 백정이 살았는데, 그 백정 아들이 우연히 눈이 마주친 이웃 마을에 사는 양반집 처녀를 사모하게 되었고, 신분제도가 엄격하던 시절이라 총각이 가슴앓이를 했지요. 총각은 처녀가 보고 싶어 혹시나 하고 처녀 집 근처를 배회하다가 관가에 끌려가 심한 매질을 당한 뒤 죽고 말았습니다.

총각이 죽은 몇 달 뒤 처녀는 총각의 무덤 곁을 지나다가 발길이 얼어붙은 채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처녀의 부모는 백정 부부와 의논하여 처녀의 주검을 총각의 무덤에 합장하여 주었지요. 그 이듬해 봄 그들의 무덤 위에서 한 그루 나무가 자라 꽃을 피웠는데, 나무와 꽃에서 누린내가 났습니다. 그 뒤 그 나무를 사람들은 누리장나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나무로 가지와 잎에 갈색 털이 빽빽이 나는 털누리장나무, 끝이 뾰족하며 꽃받침조각이 좁고 긴 거문누리장나무가 있습니다. 잎이 갓 피었을 때 따서 삶아 먹거나, 소금을 간하여 튀겨먹기도 하지요. 한방에서는 가지와 뿌리를 기침 따위에 약재로 쓰고 열매는 푸른 쥐색을 내는 염료로 사용합니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누리장나무, 하지만 냄새와 달리 꽃은 예뻐서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지요. 북한산에 오르는 분들은 누리장나무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