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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94. 아들과 아버지가 그린 아름다운 ‘사계산수도’

   

가로 길이가 184㎝임에 반해 세로 길이는 8.4㎝인 기이한 그림을 보셨나요?. 8.4㎝는 요즘 명함의 가로 길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인데 바로 조선 영조임금 때 화원 김두량(金斗樑)이 아들 김덕하(金德夏)와 함께 그린 “사계산수도(四季山水圖)”가 그것입니다. 8장면의 산수화가 좁고 긴 두루마리에 여백 없이 꽉 차게 그려졌는데 비좁거나 옹색한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특히 그 한 부분인 봄 풍경을 보면 꽃밭에 집을 지었는지 집 사이에 꽃을 심었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꽃이 앞다투어 핀 봄 밤 그림입니다. 화려한 누각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넓은 마당에는 술과 안주를 나르는 하인들이 바쁘고, 심지어 두 마리 학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봄 풍경 다음으로 여름 풍경이 이어지는데 봄 풍경 왼쪽에서 학을 따라 대문 밖으로 나가면 서서히 여름으로 들어감을 알 수 있습니다. 봄 다음에 여름이 칼로 자르듯 분명하게 오는 것이 아니라 슬그머니 다가오는 것을 표현한 것이지요.

이 그림의 특징은 장기 두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탁족하는 여름 장면은 물론 새참을 내가고 가을걷이하는 모습 그리고 집안에서 대화하고 길쌈하고 사냥하는 겨울 장면까지 모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경이란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림 제목이 “사계산수도(四季山水圖)”이지만 산수풍경화에서 느낄 수 없는 훈훈한 인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아름다운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