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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03. 놓은 지 700년이 넘은 떡다리를 아십니까?

   

   

"떡 날라 떡다리 똑똑 소리나 똑다리 / 흙으로 빚어 탈 나니 / 튼튼한 돌로 만들어라 / 나주와 함평을 꿋꿋이 이어준 다리 / 무심한 세월 속에 잊혀 / 유채꽃 희롱 속에 숨어 잠들어 있네" -양현자 '고막천다리'-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고막리와 나주시 문평면을 잇는 함평고막천석교(咸平古幕川石橋)를 아십니까? 고막천(古幕川)에 동서로 가로놓인 돌다리 고막천석교는 1273년(고려 원종 14) 무안(務安) 법천사의 고막대사가 도술을 부려 만들었다고 하지요. 마을에서 떡을 만들어 이 돌다리를 건너 나주와 영산포에 떡을 팔았다 하여 일명 “떡다리” 혹은 “똑다리”라고 불립니다.

다리 모양은 좀 투박해 보이지만 멋 부리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줍니다. 자연을 닮은 화강암 돌 4~5개를 포개어 교각을 만들고 네모난 돌을 한두 개 받쳐 굄돌로 삼았지요. 그 위에 다시 시렁돌을 올렸는데 이 돌은 노면보다 양쪽으로 50cm가량 튀어나와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다리의 날개처럼 보입니다. 전체 길이 20m, 너비 3m, 높이 2.1m인 이 다리는 옛날엔 수수, 조를 널어도 한 알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상판에 틈이 없었다고 하는데 700여년이 지난 세월 때문인지 다리 상판 위에 서면 약간 틈새가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다리 원형은 7∼8m 정도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최근 콘크리트로 잇대어 놓았는데 기왕이면 원형처럼 손상된 부분도 처리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나라 돌다리는 주로 무지개형인 홍교와 교각을 세우는 평면교인 널다리 두 가지 형식이 있는데 이 고막천 석교는 널다리이면서도 못을 쓰지 않는 목가구처럼 짜맞춤한 것이 특징이지요. 고려시대 다리로 700년이 넘는 이 고막천석교는 원래 자리에 제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다리로서 보물 제1372호로 지정된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아쉬운 것은 고막천교를 찾아가는 나선 사람들을 위하여 좀더 알기 쉽게 곳곳에 안내판을 만들어 두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