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소서(小暑)로 24절기의 11번째입니다. 예전엔 하지 전후에서 모내기를 끝냈지만 요즘은 소만 이전으로 당겨졌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심한 가뭄으로 모내기를 못하다가 며칠 전 온 비로 늦은 모심기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고종실록 34년(1897) 7월 2일(양력) 1번째 기사에는 장례원경(掌禮院卿) 민영규(閔泳奎)가 “올봄에는 비 오고 햇볕 나는 것이 고르고 적절하였으나 요즘에 와서 줄곧 가뭄이 들어 말랐습니다. 소서(小暑)가 가까워 오고 있으나 한 번 큰 비가 오지 않은 관계로 이미 파종한 싹은 말라 죽게 되었으며 이앙(移秧)하지 못한 모는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니 백성의 일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깝기 더할 나위 없습니다.”라면서 기우제를 지내자는 상소 글을 올립니다.
예전에도 소서에 모내기는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소서 모는 지나가는 행인도 달려든다.", "7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주고 간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심는다."라는 속담 따위가 남아 있습니다. 어서 도와 모를 심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정상적으로 심었다면 이때 쯤 피사리와 김매기를 하는 때입니다. 모가 자리를 잡을 때여서 피사리와 김매기로 잡초를 없애고 뿌리내리기를 도와주지요. 그런데 이때는 더위가 한창일 때여서 논에서 김매기를 하는 농부들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하고, 긴긴 하루 해 동안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하는 것은 가을의 풍요로운 수확을 위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