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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41. 섣달 그믐밤을 밝혔던 남포등 - 그때를 아십니까(41)

   

예전에 밤이 되면 등잔불을 켜놓고 책도 읽고 바느질도 했었지요. 그 등잔불은 호롱불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자 조선말기 우리나라엔 “남포등”이란 것이 들어왔지요. 남포등은 원래 네덜란드에서 만들어 휴대용으로 쓰였던 램프(lamp)인데 이것이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lamp → ランプ(람뽀) → 남포가 된 것입니다. 남포등은 석유램프, 석유등, 양등(洋燈), 호야등으로도 불렀지요. 남포등은 등잔불보다 더 밝고 편리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을음이 많아 자고나면 콧구멍에서 검뎅이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특히 불을 좀 더 환하게 하려고 심지를 지나치게 올리면 그을음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또 그을음이 남포등 유리에 붙으면 불빛이 침침해지는 바람에 아침마다 그 유리를 닦는 것도 중요한 일과 가운데 하나였지요. 하지만 남포등의 유리가 워낙 얇아서 잘 깨지니 조심조심해서 닦아야했습니다. 아들녀석이 효도한답시고 남포유리를 힘있게 닦다가 유리가 깨지기라도 하면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지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포등을 어떤 이는 과시용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남포등은 어두운 밤에 걸어두는 것이기 때문에 옆집이나 뒷집에서도 훤히 보였습니다. 그래서 돈 좀 있다 하는 집들은 방마다 남포등을 걸어 두는 것이 유행이었지요. 특히 섣달 그믐밤에는 이 남포불을 환하게 켠 채 새해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제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는 남포등은 추억의 저편에 머물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