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4 (토)

  • 맑음동두천 10.6℃
  • 맑음강릉 11.5℃
  • 맑음서울 9.6℃
  • 흐림대전 9.0℃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2.8℃
  • 흐림광주 9.3℃
  • 맑음부산 14.4℃
  • 흐림고창 7.6℃
  • 구름많음제주 11.3℃
  • 맑음강화 8.2℃
  • 흐림보은 11.2℃
  • 흐림금산 10.0℃
  • 흐림강진군 10.1℃
  • 맑음경주시 11.8℃
  • 맑음거제 14.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새소식

아들과 함께한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 개막식

   

   



오랜만에 아들 녀석과 인사동 나들이를 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은 거의 게임중독에 걸린 듯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어 걱정인 참에 하루라도 색다른 구경거리를 만들어 줄 겸해서 인사동으로 데리고 나왔지만 사실은 여성독립운동가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통해 이무성 화백님의 정겨운 그림과 이윤옥 시인님의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화전 소식을 들은 바 있어 집사람과 아들을 데리고 개막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아이엄마는 근무 조정이 안 돼 나만 아들과 함께 인사동으로 나갔다.

개막식이 4시라 조금 일찍 서둘렀더니 개막 30분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앞면에 커다란 걸개그림이 눈에 시원하게 들어왔다. 수원 기생 출신 김향화 애국지사 그림이다. 그림에는 깨알 같은 수원 기생 33명 이름이 나이와 함께 적혀있었다. “썩지 않는 돌 비석에 줄줄이 이름 석 자 새겨주는 이 없어도 수원기생 서른세 명 만고에 자랑스런 만세운동 앞장섰네”라는 이윤옥 시인님의 시를 아들에게 읽어 주면서 함께 사진을 찍고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아들은 특히 여자 의병장인 춘천의 윤희순 애국지사와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진 안경신 애국지사 그리고 여자 광복군 1호인 신정숙 애국지사에 관심을 가졌다. 나 역시 유관순 열사 밖에 몰랐던 사실에 약간은 부끄러웠다.

개막식은 으레 있는 몇몇의 귀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는데 인상적인 것은 이윤옥 시인님의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의 심정이 되어”라는 노랫말에 곡을 붙여 부른 가수 “듀오아임”의 노래였다. 평소 노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지만 듀오아임의 노래는 아늑한 화랑의 분위기와 좋은 조화를 이루면서도 호소력이 있어 죽음을 앞둔 아들의 수의를 만드는 어머니 심정이라도 된 양 객석에서는 눈물을 삼키는 소리도 들렸다. 아들 역시 숙연한 분위기에서 제법 음악 감상이라도 하는 양 의젓하게 듣더니 노래 뒤에 참석자들이 재창을 연호하자 아들도 합세하였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자니 따라나서지 않으려고 하던 녀석을 끌고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잠시 둘러본 전시장에서 이윤옥 시인님과 이무성 화백님이 수놓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조금씩 이분들의 삶을 공부해나간다면 희미해져가는 독립정신을 새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도 그런 마음인지 시화전을 나와 인사동 거리를 걸으면서 내내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보람 있는 시화전 나들이였다.


KBS 뉴스 다시보기
▶ 청춘 바친 일제시대 항일 투사…뜻깊은 시화전



독자 정민석 / 회사원,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