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는 여름철을 시원하게 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가을에는 그 부채가 쓸모없지요. 그래서 철이 지나 쓸모없이 된 물건을 ‘가을부채’라고 합니다. 4자성어 ‘하로동선(夏爐冬扇)’ 즉 ‘여름화로 겨울부채’와 같은 말이겠지요. ‘먹을 것을 몹시 탐하는 사람을 ‘껄떡쇠’라고 하고, 나이는 많아도 실없고 쓰잘 데 없는 사람을 토박이말로 ‘곤쇠아비’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연인은 ‘그린내’, 미인은 ‘고운매’입니다.
또 ‘그런지 안 그런지 불분명하다’는 말은 ‘긴가민가하다’, ‘날이 흐리어 침침하다, 마음이나 표정이 어둡다’는 ‘끄느름하다’, ‘시간이 경과하다’는 ‘겨즉하다’, ‘마무리 하는 일’은 ‘끝걸음’이라고 하면 좋습니다. 말과 글은 잘난 체하기 위함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한자말이나 외국어를 쓰기보다는 우리의 토박이말, 옛말, 사투리를 살려 쓰면 말글살이가 훨씬 넉넉하고 아름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