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절대권력을 가진 임금은 무엇이든 맘대로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조선의 임금은 잠자리를 빼고는 언제나 사관, 승지와 함께 있어야 했습니다. 이들이 없이 신하와 단둘이 만날 수는 절대 없었습니다. 어쩌면 오늘날의 대통령들보다도 더 투명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잠자리도 맘대로 한 것은 아닙니다. 임금을 모시는 상궁들은 늘 천체의 운행을 살펴 임금이 왕비나 후궁과 동침하기 좋은 날을 골랐고, 그래서 날이 잡히면 임금은 싫든 좋든 그에 따라야 했습니다. 임금과 왕비가 잠자리하기에 좋은 날이란 물론 대통을 이어갈 왕자를 낳기 좋은 날은 말함입니다. 요즘 결혼식을 임금과 왕비의 대례를 본 따 하기도 하지만, 그 흉내는 매사를 맘대로 못한 이런 임금을 따르고 싶은 뜻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