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에서는 기와 장인을 ‘와박사(瓦博士)라고 불렀고, 6세기 후반 이들을 왜국에 파견하여 기와제작법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백제 때는 와박사를 비롯한 장인들이 높은
대우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라의 탈해왕은 자신을 본래 단야(鍛冶), 즉 대장장이
출신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신라와 가야의 대형 고분들에서는 집게, 망치, 숫돌,
받침모루 따위의 대장간 도구들이 출토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루어 볼 때
대장장이 집단이 상당한 대우를 받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우받던 장인들은 조선시대엔 장이로 전락합니다. 가죽공예의 장인을
‘갖바치’라 하고, 대장아이, 옹기장이 따위로 불리며, 상민이나 천민 등 하층계급으로 천시를 받습니다. 장인들의 이런 신분추락은 결국 뛰어난 겨레문화가 더 이상 발전되지 못하고 맥이 끊기는 안타까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