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학자 윤두서의 '나귀에서 떨어지는 진단 선생(진단타려도, 陳摶墮驢圖)이란
그림을 보셨나요? 이 그림은 난세에 시달리던 중국 선비 진단(호 희이)이 좋은 임금이
나타났다는 깜짝 소식에 기뻐하다가 그만 타고 가던 나귀에서 떨어졌음에도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선비 얼굴은 윤두서 '자화상'에
나오는 모습으로 바로 윤두서 자신인 것입니다.
이 그림은 성군을 갈망하는 선비의 마음을 그린 것인데 이를 본 숙종 임금이 화제(畵題,
그림 위에 쓰는 시와 글)를 직접 적었습니다. 이 시대의 우리의 마음도 같을 것입니다.
‘희이 선생 무슨 일로 갑자기 안장에서 떨어졌나? / 취함도 아니요, 졸음도 아니다. 따로
기쁨이 있었다네. / 협마영에 상서로움 드러나 참된 임금 나왔으니 / 이제부터 온 천하에
근심걱정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