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은근한 곡선의 아름다움은 기와집의 처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복을 입을 때 신는 버선도 코를 살짝 들어 올렸습니다. 또 한복 저고리 섶의 맨 아래엔 역시 살짝 들어 올려 섶코를 만들어낸 도련선의 아름다움이 있고, 소매 아래엔 은근한 곡선으로 들어 올린 배래선이 기가 막힙니다. 우리 겨레는 집을 지어도, 또 옷을 지어도 과장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경직되지 않는 자연스런 멋을 살리려 한 것입니다. 어쩌면 그 은근한 아름다움이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