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강쇠전 이야기는 이렇게 이루어 진다. 평안도 월경촌에 옹녀라는 여자가 있었다. 열 다섯에 시집가서 남편이 죽는데, 매년 계속 개가하나 매번 죽는다. 스무 살에도 남편이 죽자, 동네 남자들이 이 여자를 자꾸 범하는 일이 벌어져, 동네의 풍기가 문란해지자 결국 동네에서 쫒겨나고, 이어 청석골에서 변강쇠를 만나 궁합을 본 뒤 혼례를 치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둘다 궁합이 잘 맞아 삼남지방을 유람하면서 변강쇠가 일은 아니하고 온갖 못된 짓을 일삼다 죽을병이 들게 된다. 이들은 어느 날 한 주막에서 지리산 뱀사골의 고로쇠물에 대한 소문을 듣고 뱀사골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 들어와 고로쇠물을 마시며. 병을 치료하며 살았던 곳이 들독골이라고 전한다. 이후 병이 완쾌되자 거대한 바위를 들어 올리며. 힘자랑을 했다고 하며, 그 들독이 있다 해서 들독 골이라 한다. 병이 낳은 후 백장계곡에서 살게 된다. 게으름을 타고난 강쇠, 산속에 들어와서도 피둥피둥 놀기만 하여 땔꺼리 조차 없어, 하루는 옹녀가 나무를 해 오라 했다. 낮잠만 퍼잔 강쇠는 해질녘 길가의 장승을 뽑아 와서 땐다. 이 일로 전국의 장승들이 모여 회의를 한뒤, 변강쇠를 온몸에 병이 들게 하여 죽게 한다. 변강쇠는 옹녀에게 수절을 당부하며, 만일 그렇지 아니하면 그 상대 남자는 죽게 될 것이라며 유언을 남겼다.
변강쇠전은 남녀간의 색정을 질퍽하게 묘사한 외설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색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으며, 당시의 하류층인 떠돌이들의 생활상이나 사회적 현실이 반영된 듯하다. 또한 장승을 통해서 민간신앙의 모티브(동기)가 되는 면들이 잘 나타내고 있다. 변강쇠전은 남원지방의 판소리를 통해서 대중들께 표현되었고 남원 특유의 언어와 그들의 놀이 모습은 조선 후기 하층 민간생활의 일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남원시 인월면에서 지리산 북부관리소 방향으로 가다보면 산내면소재지를 미처 못 미친 지점에 실상사 백장암을 오르는 길의 초입에 백장공원이 자리한다. 바로 그곳이 강쇠와 옹녀가 질퍽한 사랑을 나누었던 무대가 되는 변강쇠전이 시작되는 현장이다. 그곳 계곡을 옹녀골이라 칭하는데, 옹녀와 강쇠가 만나 천지가 요동치도록 운우의 정을 나누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 계곡의 초입에서부터 범상치 않는 분위기와 기운을 느끼게 된다. 마음을 굳게 먹고 오르지 않으면 함부로 오르기가 힘든 곳이 옹녀골을 오르는 길이다. 계곡의 흐르는 물줄기나 주변 바위의 형세가 평범치 않으며, 오히려 섬짓함을 느끼게 된다. 오르막에서부터 이게 뭐야! 곧 물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여심을 돋게 하고, 뭔가 이상야릇한 상상을 하게한다. 기기묘묘하게 생긴 음양바위를 마주하고 그 위로 걸쳐져 있는 바위을 보면 이건 또 뭔가! 강쇠의 거시기가.......
변강쇠와 옹녀가 사회의 질서를 문란하게하고 장승을 뽑아 땔감을 쓰는 악행만을 일삼자 8도의 장승들이 모여 이를 징계할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렇게 남원시 산내면 백장계곡에서의 일이 오늘에 까지 이어지는 데는 나름대로의 기묘한 조화가 있다. 강쇠와 옹녀의 질퍽한 사랑타령이 이어지는 백장계곡은 어떤 곳인가. 그 계곡의 형태가 변강쇠전보다 더 기묘하니 아무래도 작가는 이 계곡을 보고서 변강쇠전이라는 질퍽한 사랑이야기가 춘향의 고장에 함께 하고 있다. 이렇게 백장계곡에 발길을 들이자마자 온통 강한 음기가 감돌고, 바위사이로 흐르는 물길이 심상치 않다. 계곡의 형태가 색향으로 짙게 펼쳐진 하나하나의 형태가 기기묘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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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계곡은 신이 만들어 낸 성의 예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각종 기기묘묘한 형태의 자연 연출 속에서 또다른 다양한 이야기가 상상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
※백장계곡 :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에서 산내로 들어가기전 백장암(삼층석탑 : 국보 10호) 오르는 입구에 있는 계곡을 백장계곡이라 한다. 길가에 백장공원이 자리하고 각종 장승이 조성되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