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우리나라 전통 옷들은 옷에 주머니가 없었는데 근대에 마고자와 조끼가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옷에 주머니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그마한 주머니(囊)를 달고 다녔지요. 그 주머니들은 모양이나 꾸미는 방법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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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두루주머니, 귀주머니, 자라줌취(왼쪽부터 /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
먼저 두루주머니는 엽낭, 염낭, 낭으로도 불렸는데 주머니 들머리에 있는 끈을 잡아 오므리면 둥근 모양으로 되었고, 그 모양새가 두루뭉술하여 ‘두루’라는 이름이 붙여졌지요. 귀주머니는 가장자리가 각이 지고 아래 부분의 양쪽에는 귀 같은 세모꼴 부분이 있는 주머니입니다. 귀주머니는 주로 몇 가지 빛깔의 옷감을 이어 만들었습니다. 자라줌치는 넓이 9센티, 길이 14센티 정도의 네모다란 주머니를 위에서 4센티쯤 넘겨 끝을 세모지게 한 주머니인데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지요.
남자가 차는 주머니와 여자가 차는 주머니의 빛깔이 달랐는데 남자들은 주로 옥색이나 초록색 같은 푸른 빛깔을 주로 썼고 여자들과 아이들은 분홍, 다홍, 초록 등 선명하고 화려한 빛깔을 좋아했습니다. 주머니의 겉에는 수를 놓거나 진주와 같은 보석을 달기도 하고 끈목에 매듭을 짓고 술을 달아 아름답게 꾸미기도 했는데, 진주낭, 수낭, 오방낭, 부금낭 같이 그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