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용(龍)은 오랜 세월 우리 겨레의 문화 속에 자리한 상상의 동물로 그 용 모습이 새겨진 귀한 유물이 “금동용형당간두”에 남아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부리부리한 모습의 눈과 쑥 내민 윗입술, 쩍 벌린 입안 쪽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송곳니 모습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하고 생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목을 앞으로 쑥 내밀어 휘어진 역동적인 몸통에는 두 가닥의 선으로 비늘을 촘촘히 음각하였는데 각 비늘마다 안쪽에 꽃무늬와도 같은 무의가 새겨 있습니다.
![]() |
||
▲ 금동용형당간두(보물 제1410호, 국립대구박물관) |
“금동용형당간두”는 1977년 경북 풍기에서 발견된 것으로 용의 입을 가로지른 철봉에는 실패모양의 도르래가 끼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도르래는 그 앞의 여의주에 의해 가려져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턱 밑은 뚫려 있어 쇠줄을 도르래에 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지금은 도르래 부분의 부식이 심하여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용의 조각으로 보아 경주의 성덕대왕신종보다는 다소 늦은 기원 800년 전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절 들머리(입구)에는 멀리서도 절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번’ 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는 절 들머리나 법당 앞에 세우며 ‘당간’ 또는 ‘보당’이라 합니다. 이 ‘번’이라는 장엄한 깃발을 달았던 장대 곧 ‘당간’을 지탱해주는 두 기둥을 당간지주라 하지요. 오늘날 쇠나 돌로 된 당간이 남아 있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당간을 받치는 당간지주만이 남아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당간의 꼭대기에는 용머리를 장식하여 올렸는데 현재 완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는 호암미술관의 “소형청동용두보당”이 있을 뿐입니다. 풍기에서 발견된 보물 제1410호인 “금동용형당간두”는 국립대구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습니다. 대구나들이 길이라면 시간을 내서 박물관 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