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아홉 굽이라 고개 돌려 지난 일을 한탄한다(九曲回頭更然)이내 마음 산천이 좋아한 게 아니거니(我心非爲好山川)샘의 근원 오묘한 진리 어이 말로 다하리오(源頭自有難言妙)이곳을 버려두고 다른 세계 찾을 것인가(捨此何須問別天)
이는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한강 정구 (寒岡, 鄭逑,1543~1620)선생의 '무흘구곡(武屹九曲)' 한 수입니다. 정구 선생은 성주 수륜면에서 김천 증산면 수도리까지 35km에 이르는 대가천과 계곡의 뛰어난 풍광을 '무흘구곡(武屹九曲)'으로 이름 지었지요. 특히 맑은 물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목으로 뒤덮인 수도계곡은 '김천의 강원도'로 불릴 정도로 청아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용소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쉼 없이 쏟아내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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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 수도리 용소폭포(김천시청 제공) |
“이 상사(喪事)는 시종 정구(鄭逑)가 마음을 다한 성의 덕분이다. 정구가 아니었다면 그 유해(遺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었겠는가. 정구의 덕을 나는 갚을 길이 없다. 우선 당상(堂上)으로 승진시키라.” 위는 선조실록 41권 (1593)에 나오는 기록으로 선조의 둘째형 하릉군(河陵君)의 시신을 거둔 정구 선생에 고마워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릉군은 임진왜란 때 강원도 통천군으로 피난 갔다가 그곳으로 왜군이 들이닥친다는 소식을 듣고 자살을 했는데 그때 통천 군수였던 정구(鄭逑,1543~1620)가 시신을 찾아냈던 것입니다. 경학(經學)과 예학(禮學)에 뛰어났던 분으로 알려진 정구 선생이 감탄했던 증산면 수도리 용소폭포는 이 여름 찾는 이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줄 명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