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 가뭄이 들면 어느 나라건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우리나라
도 역시 마을 전체의 공동 행사로 기우제를 지냈지요. 또 피를 뿌려 더럽혀 놓으면 그것을
씻기 위해 비를 내린다는 생각으로 개를 잡아 그 피를 산봉리에 뿌려 놓기도 합니다. 고려
시대에는 가뭄이 심할 때 왕이 직접 백관을 거느리고 남교에 나와 기우제를 올렸는데,
일반에서는 시장을 옮기고, 부채질을 하거나 양산을 받는 일을 하지 않았으며, 양반도
관(冠)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임금이 나라를 잘못 다스려 하늘의 벌을 받은 것이라 하여 임금 스스로 몸을 정결히
하고 하늘에 제사지내는 것은 물론 음식을 전폐하였습니다. 또 궁궐에서 초가로 옮겨
거처를 하였으며, 죄인을 석방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현대의 정치가들도
그런 마음으로 나라를 운영해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