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한꽃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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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게시판이란 말은 일본말이다. 손님이라고 쓰던 말을 고객(고캬쿠)라고 해서 더 고상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게시판(케이지한)이라고 할 까닭은 없다.
드나드는 많은 사람에게 뭔가를 알리고 싶을 때 내거는 것을 예전에는 '방을 써서 붙인다'고 했다. 연중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게시판을 만들어 놓을 일이 없던 예전에는 이런 말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런 행위가 필요해졌다면 "게시판"보다는 알기쉽고 어여쁜 우리 토박이 말 "알림" 또는 "알림판"으로 하는 게 좋다.
게시판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에 승정원에서 쓰던 "계판(啓板)"이란 게 있었다. 영조실록 54권, 17년(1741) 8월 1일 1번째기사에 보면, "행 도승지(行都承旨) 권적 등이 아뢰기를, '본원(本院)은 바로 계판(啓板) 을 받들고 왕명(王命)을 출납(出納)하는 곳이니..."라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계판이란 . 계(啓)자를 새긴 널빤지로 승정원(承政院)에 걸어 두고 주의해야 할 사항이나 일을 써 놓고 그 앞에서 임금에게 보일 서류를 처리할 때 쓰던 말이다.
사회가 복잡해져서 연중 시민 또는 손님에게 뭔가를 알려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게시판' 같이 딱딱하고 멋없는 일본말 보다는 '알림' 같은 정겨운 우리말을 쓰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