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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호우’ 대신 ‘큰비’라고 써야 합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553]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요즘 뉴스는 쏟아지는 장맛비 소식으로 넘쳐납니다. 그런데 “서울·경기 호우특보…150mm↑”, “중부지방 호우특보…남부지방 폭염특보 ”, “[날씨] 수도권 호우특보…최고 150mm 더 온다”, “서울 밤사이 200㎜ 호우…최고 150㎜ 더 올 듯” 같은 제목에서 보듯 텔레비전이건 신문이건 너도나도 “호우” 타령이지요.

   
▲ 큰비가 온 뒤 침수된 섬진강 하류지방(남원포유 제공)

≪조선왕조실록≫에서 “호우(豪雨)”를 찾아보면 ≪순종부록≫ 16권(1925) 7월 20일)에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올 뿐입니다. 그런데 이 ≪순종부록≫은 일본인들의 손으로 간여하거나 쓰였기 때문에 크게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때문에 ≪조선왕조실록≫ 통틀어 ≪순종부록≫에 단 한번 나오는 이 “호우(豪雨)”는 분명이 우리가 쓰던 우리말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대신 “대우(大雨)”를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보면 무려 960번이나 등장지요.

한자 “豪”는 호걸 또는 귀인으로 긍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지만, 큰비가 사람들에게 호인이나 귀인 같이 좋은 손님일 수는 없습니다. 큰비를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에는 무더기비, 자드락비, 채찍비, 억수, 달구비 같은 말들이 있지요. 이런 아름다운 많은 토박이말을 놔두고 굳이 일본말 쓰레기를 쓰는 까닭을 차마 일본이 좋아서는 아니라 믿고 싶습니다, 제발 이제는 “호우(豪雨)”라는 말보다는 큰비나 무더기비로 고쳐 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