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형장 담벼락을 배경으로
▲ 억울한 세상살이를 아쉬워하며
▲ 하얀 소복과 흰 수건으로
▲ 영혼들을 불러모아
▲ 억울한 사연들을 달래봅니다.
[그린경제=최우성 기자]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사형장의 높고 붉은 담벼락을 배경으로 살풀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제 목숨 다할 때까지 살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을 달래는 살풀이 춤으로 그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고 위로하며 진혼합니다.
피워 보지도 못하고 귀한 목숨을 빼앗긴 영혼들을 달래기 위하여 춤꾼들은 하얀 소복을 입고 한 많은 영혼들을 불러모아 달래주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여, 이제 이 세상의 미련일랑 다 놓아버리고 밝고 환한 세상에서 만수를 누리소서". "세상을 잘못 만나, 때를 잘못 타고난 영혼들이여! 이 세상에서 이루고자 했던 그 꿈들을 밝고 환한 저 세상에서 마음껏 이루고 피우소서"
우리 겨레는 죽음을 모든 것이 다 끝나버리는 어둡고 탁하고 나쁜 곳만으로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상가집에서도 검은 옷대신 하얀소복을 입었지요. 국상을 당했을 때에는 온 백성이 상중에 하얀소복을 입고 살아야 했고, 고관 대작들과 선비들도 하얀관복에 하얀갓을 쓰고 살았습니다. 그것이 죽은 이에 대한 예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상갓집의 풍경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상갓집의 하얀소복은 완전히 검은 옷으로 변하였고, 남자들은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야만 그게 예의 범절에 맞는 듯 알게된 것입니다. 검은 것과 하얀 것은 현실이 아닌 저 세상을 뜻한다는 의미에서는 서로 상통하지만 그러나 그 의미에 있어서는 정 반대인 것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라 생각하는 검은 것과, 죽음은 또 다른 세상으로 연결된다는 하얀 것의 차이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외래문화 유입으로 상갓집 풍경과 우리의 의식이 함께 변해버리는 세상이 너무도 아쉽습니다.
위 사진은 8.15광복 68주년을 기념하여, 조국 광복을 위하여 헌신했던 독립투사들이 억울하게 죽어갔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사형장의 높고 높은 담장앞에서 그들을 위로하는 진혼굿을 담아 보았습니다.
**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사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사진활동은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해리티지채널사진기자, 포토클럽 회원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