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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 천양정이 있는 다가공원

   

▲ 천양정의 외관

   
▲ 천양정의 내부
   
▲ 사대에서 과녁을 향해선 궁사들
   
▲ 사대에서 140m 아스라이 보이는 과녁
   
▲ 진열된 화살들
   
▲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는 궁사
 

[그린경제=최우성 기자]  전주는 조선왕조의 기원을 둔 곳이다.

그 이름도 전주(全州)이니 부족한 것이 없이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고을이라는 자부심도 들어있는 우리말로 온 고을이 곧 전주다. 현재 전주에는 조선왕조의 유적이 여러곳 남아있는데, 영조 때 세워진 전주이씨의 시조인 “사공 이한”과 그의 부인인 경주김씨의 위패를 모신 덕진의 ‘조경묘’가 있고, 태종때 이성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교동의 경기전에 있으며, 고려말 명궁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성계가 황산벌에서 왜구를 무찌르고 장병들을 위로하는 피로연을 열었던 오목대가 전주 한옥마을 바로 위에 있다.

이성계는 활 잘 쏘기로 이름이 났던 장수로 전설 같은 명궁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예를 들면 ‘화살 하나를 쏘아 노루 2마리를 잡았다는 일화’, ‘화살 하나로 까마귀 5마리를 맞추었다는 일화’, ‘사냥가서 곰을 40마리 잡았는데 모두 둥골만 맞추어서 잡았다는 일화’, ‘왜구와 싸울 때는 17발을 모두 왼쪽 눈만 맞추어 사살했다는 일화’ 등등.

그런 사연과 더불어 명궁인 이성계의 뒤를 이어 전주에는 옛 부터 전하는 천양정이라는 국궁수련장이 있는데 지금도 전주의 궁사들이 심신을 단련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대(射臺: 활을 쏘는 곳)에서 과녁까지는 140m의 먼 거리인데 비록 큰 과녁이지만 거리가 있다보니 아스라이 작은 점처럼 보인다.

사대에 서서 숨을 들이마시고 시위를 당기면 온몸의 근육이 긴장되기에 팔 다리 가슴 뱃살까지 바짝 당겨지고 전신에 흠뻑 땀이 난다. 그 상태에서 시위를 놓으면 화살은 그야말로 쏜살이 되어 과녁을 향해 직선이 아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과녁에 "쿵" 하고 맞출 때의 희열은 정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 짜릿한 맛에 궁사들은 무더워 견디기 힘든 올 여름에도 한낮의 더위를 피하지 않고 더위를 벗 삼아 사대에 오는 것이다.

유서 깊은 온고을 전주 천양정에서는 명궁의 기운을 이어가고자 오늘도 활시위를 붙들고 땀을 흘리며 더위를 이겨가는 궁사들이 있다.
 

**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사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사진활동은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해리티지채널사진기자, 포토클럽 회원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