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이놈 말뚝아! 이놈 말뚝아! 이놈 말뚝아!”
“예에에. 이 제미를 붙을 양반인지 좆반인지 허리 꺽어 절반인지 개다리 소반인지 꾸레 이전에 백반인지 말뚝아 꼴뚝아 밭 가운데 쇠뚝아 오뉴월에 말뚝아 잔대뚝에 메뚝아 부러진 다리 절뚝아 호도엿 장사 오는데 할애비 찾듯 왜 이리 찾소?”
▲ 말뚝이들 / 강령탈춤, 수영야류, 동래야류, 은율탈춤, 양주별산대, 고성오광대(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 전통탈춤의 하나인 봉산탈춤 제6과장 <양반과 말뚝이 춤>에서 양반이 말뚝이를 찾자 말뚝이가 양반들을 조롱하는 사설입니다. 옛날 양반이나 벼슬아치들이 타는 말을 다루는 사람을 말구종이라 했는데 이들이 머리에 쓰는 것을 말뚝벙거지라 했습니다. 말구종이 이 말뚝벙거지를 썼다 해서 말뚝이라고 부른 듯합니다.
한국 탈춤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을 말하라면 당연히 말뚝이입니다. 말뚝이는 소외받는 백성의 대변자로 나서서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대사로 양반을 거침없이 비꼽니다. 특히 말뚝이는 양반을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봉건 질서까지 신랄하게 비판해대지요. 그래서 양반들에게 고통 받고도 울분을 배출할 데가 없던 소외받는 이들을 대리하여 말뚝이는 탈춤에서 신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