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제주도 애월읍 구엄리에는 구엄포구가 있는데 엄창포라고 불렀습니다. 이 포구 동쪽 바닷가 언덕배기에는 옛 등대 ‘도대불’이 있지요. 도대불은 전기로 켜는 등대가 들어오기 전에 포구를 밝혀 주었던 등대의 원형입니다. 도대불의 관리는 보재기(包作人, 어부)들이 바다로 나가면서 켜 두고 새벽에 고기잡이를 마치고 들어오면 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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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애월읍 구엄포구의 도대불 |
1970년대까지도 사용되었다고 하는 도대는 보통 다듬은 돌(현무암)로 대를 쌓아올리고 그 위에 작은 지붕을 두고 불을 켤 수 있도록 만들었지요. 도대불은 동식물의 기름이나 솔칵(관솔도 사투리) 또는 석유를 썼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엔 나무를 세워 그 위에 잠망등을 달아 불을 켜고 포구의 위치를 알렸다고 하지요. 이곳 구엄리 도대불은 모양새가 방사형이지만, 제주도내의 다른 도대불들은 방사형 말고도 네모꼴 모양 등 참으로 많은 모양이 있습니다. 또 도대불은 구엄리 말고도 제주 감녕리, 애월리, 도모리, 구산리 등 여러 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구엄리 도대불은 강한 해풍에도 도대불 주변에는 파도가 닿지 않았다고 합니다. 1974년 인근에 아세아 방송국이 개국되어 방송국 안테나의 불빛으로 선창의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도대불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지요. 일설에는 도대라는 말이 등대(燈臺)의 일본발음인 도다이(とうだい, toudai)가 와전되어 생긴 말이라고 합니다. 구엄리 도대불 가까운 곳에는 조선 명종 14년(1559) 때부터 햇볕을 이용하여 소금을 만들었다는 구엄 ‘돌’ 염전도 있습니다. 해안도로가 아름다운 애월읍 구엄리길은 제주 올레길의 한 자락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