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최우성기자 ] 매년 9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는 빨간 융단을 깔아놓은 듯 꽃무릇이 피어난다.
고창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 용천사에는 빨간 융단같은 꽃무릇을 보려고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무더운 여름이 기울고 서늘한 기운이 돌면 어찌도 그리 잘 아는지 땅속에 웅크리고만 있던 뿌리에서 초록색의 꽃대가 올라오고 그 꽃대 끝에서는 어김없이 빨간 꽃이 화사하게 피어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가?
꽃무릇은 뿌리에서 직접 꽃대가 올라오는 통에 보통 식물에서 보는 것 같은 잎이 안보인다. 꽃무릇의 잎은 꽃이 지고 난 다음에 싹이 돋아나 푸른 잎으로 겨울을 난다고 한다.
이처럼 꽃과 잎이 같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하여 꽃무릇은 서로 만날 수 없는 꽃과 잎처럼 영원히 그리워할 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빗대어 사람들은 말한다.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무릇 빨갛게 피어난 그 아름다운 꽃들은 또 어김없이 며칠 사이로 다 지고 만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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