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기자] 며칠 전 전통공예대전 전시회에 갔더니 바지는 바지인데 허리 부근에 구멍이 송송 뚫린 바지가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여자 속옷으로 고쟁이라 부르는 여름용 홑바지 가운데 전시회에 있던 것처럼 구멍이 14개까지 나 있는 살창고쟁이도 있지요. 살창고쟁이는 허리둘레를 따라 약 6㎝ 폭에 15~20㎝ 길이의 네모다란 구멍을 10개 이상 낸 다음 구멍의 테두리를 감침질로 정리하고 허리말기를 단 속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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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모다란 구멍이 송송 뚫린 여성용 속바지 살창고쟁이 |
주로 뒤쪽 밑이 트여 있어 뒤에서 여며 입지요. 구멍의 형태가 살창 같다 하여 살창고쟁이, 문어다리처럼 생겼다 하여 문어고장주, 가위로 많이 잘라냈다 하여 가새고장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살창고쟁이는 1930년 대 까지 입다가 이후부터는 앞이 막히고 뒤만 트인 ‘개화고장주’에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살창고쟁이는 새색시가 시집갈 때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어서 몹시 더웠는데 조금이라도 시원하라고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입혀 보낸 것입니다. 또 시집살이도 그 옷처럼 시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뚫린 구멍으로 신부의 흉이 새나가 시집살이가 수월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담겨있습니다. 이 살창고쟁이는 예의범절과 함께 실용성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그런 우리의 전통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