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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붓 가는대로 쓴 《반계수록(磻溪隨錄)》은 개혁교과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614]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조선 중기의 학자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 1622~1673)은 조선후기 실학파의 시조입니다. 그가 살았던 때는 임진왜란에 이어 병자호란이라는 큰 전란이 일어나고 삼정(三政) 곧 나라 재정의 바탕을 이루었던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의 문란까지 겹쳐 농민들의 삶을 파괴하였지요. 유형원은 이러한 조선 사회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 폐단을 바로잡고자 노력한 책 《반계수록(磻溪隨錄)》을 썼습니다.

   
▲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이 쓴 개혁교과서 《반계수록(磻溪隨錄)》

책 이름에서 “반계”는 그의 호이고, 수록(隨錄)은 “붓 가는대로 쓴 기록”이란 뜻이지요. 하지만 이는 겸손한 표현이고, 결코 한가하게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대의 아픔을 담아 개혁 방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조선 후기 유학자 매천 황현(黃玹)이 반계 유형원을 가리켜 ‘천하의 재상감’이라 칭송하기도 했지요. 그는 사회개혁가이기도 하지만, 이익이 쓴 유형원의 전기에 따르면 그는 문예, 병법, 천문, 지리, 의약은 물론 산학 (算學)에까지 능통한 학자로 팔방미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재야사학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개혁교과서라 할 만한 이 책은 당대에 빛을 보지 못하고 100여 년 뒤인 영조임금 때에 드디어 경제 관련 뛰어난 책으로 인정받아 나라에서 3부를 펴내게 됩니다. 그리고 정조임금은 반계의 이론을 수원 화성 건축으로 실천에 옮기게 되지요. 그의 시대로부터 400여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가 그리운 것은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