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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광주학생운동의 불을 지핀 나주역사건이 일어난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617]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그때는 개찰구 쪽으로 먼저 나가는 쪽이 힘이 세다고 생각하여 한일 간에 서로 먼저 나가려고 했어요. 우리 한국 학생들 수는 적었지만 더 야물었지요. 기차 속에서 즈그들 수가 더 많은 게 까불까불해도 한국 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면 야코가 팩 죽어 말도 못하지라우.” 나주역 현장에 있었던 댕기머리 애국소녀 이광춘 여사는 일흔의 나이가 되어 잡지 <예향, 1984년 11월호, 당시 71살>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 나주역 댕기머리 사건은 이후 광주학생운동으로 번졌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1929년 10월 30일 오후 5시 30분. 나주역에 멈춰있던 통학열차에서 내려 개찰구를 빠져나가던 조선인 여학생의 댕기머리를 일본인 남학생이 잡아당기며 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조선인 남학생들이 격분하여 일본인 학생과 난투극을 벌이게 되고 조선인 학생들은 모두 잡혀가게 됩니다. 10월 30일의 나주역 댕기머리 사건은 이후  11월 3일 광주학생운동으로 번지게 되지요.

이날을 계기로 거족적 학생운동이 일어나 전국 194개 학교에서 5만 4,000여 명이 민족 차별과 식민지 노예교육 철폐를 요구했고 만주·중국·일본의 동포도 호응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광춘 여사는 이 사건으로 퇴학당하게 되는데 2010년 4월 12일 96살을 일기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자녀들에게 일제의 민족차별에 맞서 불굴의 정신을 잃지 말라고 가르친 분입니다. 오늘이 바로 조선 학생들의 나주역 저항이 있던 날이며, 이는 광주학생운동에 불을 지핀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