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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인연의 장 47회

[그린경제/얼레빗 = 유광남 작가]

 그동안 유광남 작가 개인 사정으로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가 연재되지 못했습니 다. 이제 다시 추스려 멋진 소설로 복귀합니다. 모구 큰 손뼉으로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알아내야겠다. 그것이 어떤 내용인지 낱낱이 알아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장예지는 광해군이 자신을 데려 온 까닭이 거기에 있음을 짐작했다.

“분부를 내려 주옵소서.”

“아니, 난 어떤 명도 지금 내리지 않을 것이다.”

“옛?”

광해군은 그녀를 외면한 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시선으로 정원에 만발한 봄꽃을 바라보았다.

“그저 내 옆에 머물러라.”

단지 그 말 뿐이었다. 화원을 가득 덮은 꽃향기이건만 그 냄새는 결코 향기롭지 않았다.

    *                                                      *                                                     * 

선조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대전은 휑하니 넓었고 그는 외로웠다. 왕좌를 지키기 위해 그가 몸부림쳐온 흔적이며 대가였다.

“종적을 감췄다고?”

강두명이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하옵니다.”

“이순신은 수원으로 갔다. 김충선이 그를 따르지 않았다면 필경 연유가 있을 것이다.”

강두명은 왕의 용상을 감히 마주보지 못하고 계속 아뢰었다.

“그 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으나 역부족이옵니다. 은밀히 운영하는 인력의 한계가 있사옵니다. 아무래도 비변사(備邊司)에 통고하여 발고(發告) 하게 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도가 아닌가 싶사옵니다.”

왕은 무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럴 요량이었다면 어찌 은밀한 자들을 동원 했겠느냐? 그대가 그리 아둔하였던가?”

강두명의 몸이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왕의 진노가 피부로 느껴졌다.

“황공하옵니다.”

“선전관 조영을 아는가?”

강두명은 매우 약삭빠른 관리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감히 지평 주제에 왕과 독대를 할 수 있었겠는가. 권력에 가까이 하기 위해서라면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선택 했던 것이 내관 고명수에게 적지 않은 뇌물을 안겨준 일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것은 자신의 애첩을 상납한 일이었다. 내시에게 여자를 바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고내관이 선조를 가장 측근에서 모시는 신하였다는 사실이며 그가 조영의 애첩을 받아 드렸다는데 있는 것이다. 강두명은 고내관을 통하여 왕의 모든 문제를 탐색하였다. 당연히 조영에 관한 내용도 상세히 알고 있었다.

“그러하옵니다.”

“과인을 위하여 충성을 다했던 사람이다. 선전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 했었지.”

선전관 조영은 이순신의 장계를 받아 왕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인물이었다. 당시 밀봉되었던 장계에서 뜯어진 흔적이 발견 되었고, 장계의 날짜가 조작되는 등의 그의 행적에 의문이 발생하며 사헌부로부터 질책이 이어졌었다.

“선전관을 소신이 만나겠나이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느냐?”